직장에서 할 말 다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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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할 말 다 하면서도 존중받는 사람들의 숨겨진 내공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불가사의한 존재들을 마주하게 된다. 분명히 상사의 지시에 "아니요"라고 반대 의견을 내고, 업무 분장에 대해서도 깐깐하게 따지는데 이상하게 미움받지 않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그들은 '소신 있다',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한다. 반면 누군가는 참고 참다가 조심스럽게 꺼낸 한마디에 "이기적이다"라거나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듣는다.
이 차이는 단순히 성격의 기세나 목소리 크기에서 오지 않는다. 할 말을 다 하면서도 무시당하지 않는 사람들은 고도의 사회적 지능과 업무적 실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어기제'와 '공격 루트'를 철저히 설계해 둔 경우다. 그들은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납득할 수밖에 없는 논리와 태도를 무기로 삼는다. 직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적을 만들지 않고, 오히려 신뢰를 쌓아가는 사람들의 4가지 핵심 특징을 분석해 본다.
말의 무게는 입이 아니라 실력에서 나온다
직장은 냉정한 곳이다. 발언권은 직급에서 오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실력'에서 나온다. 할 말을 다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본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평소 맡은 업무를 빈틈없이 처리하여 동료와 상사에게 두터운 '신뢰 자본'을 쌓아두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 처리가 미흡한 사람이 불만부터 제기하면 "일이나 똑바로 하고 말해라"라는 비아냥을 듣기 십상이다. 하지만 업무 성과가 확실한 사람이 문제를 제기하면 조직은 긴장한다. "저 에이스가 저렇게 말할 정도면 시스템에 진짜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발언권의 원천이다. 그들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전에 의무를 완벽히 수행한다. 이 순서가 바뀌는 순간 발언은 투정이 되고 만다. 결국, 무시당하지 않는 화법의 제1원칙은 압도적인 업무 장악력이다.
감정을 제거하고 팩트와 대안을 테이블에 올린다
무시당하는 사람의 대화에는 '감정'이 묻어난다. "너무 힘들어요", "기분 나빠요", "억울해요" 같은 감정적 호소는 프로의 세계에서 약점으로 잡히기 쉽다. 반면 존중받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논리'와 '이익'을 중심으로 대화한다. 그들은 불평을 늘어놓는 대신, 현재 상황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실현 가능한 선택지(Option)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마감 기한이 주어졌을 때 하수는 "이건 말도 안 돼요, 못 해요"라고 거부한다. 하지만 고수는 이렇게 말한다. "현재 가용 리소스로 해당 기한을 맞추려면 A기능을 제외하거나, B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합니다. 어떤 방향이 리스크 관리에 더 효율적일지 결정해 주십시오."
이것은 거절이 아니라 비즈니스 협상이다. 그들은 화가 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에서도 목소리 톤을 높이지 않는다. 지극히 건조하고 차분한 '드라이(Dry)'한 화법을 구사함으로써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대응할 여지를 차단한다. "죄송하지만" 같은 쿠션 언어로 예의를 갖추되, 결론은 흐리지 않고 명확하게 매듭짓는 것이 그들의 기술이다.
| 상황 | 무시당하기 쉬운 화법 (감정 중심) | 존중받는 사람의 화법 (해결 중심) |
|---|---|---|
| 무리한 업무 지시 | "저 지금 너무 바쁜데 이걸 또 주시면 어떡해요? 진짜 못 해요." | "현재 A 프로젝트 마감이 임박해 있어 이 업무를 병행하면 둘 다 퀄리티 리스크가 큽니다. 우선순위를 조정해 주시겠습니까?" |
| 부당한 지적 | "저한테만 왜 그러세요? 억울합니다." | "지적하신 부분은 지난 회의록에 의거하여 C안으로 진행된 사항입니다. 방향이 수정되었다면 메일로 다시 가이드를 주실 수 있나요?" |
| 휴가 사용 | "저 그날 좀 쉬어도 될까요? 눈치 보이는데..." | "10월 25일에 연차 사용 예정입니다. 부재중 업무 공백이 없도록 미리 공유 폴더에 인수인계 파일을 정리해 두겠습니다." |
정치적 감각으로 타이밍과 상대를 공략한다
할 말을 한다는 것은 아무 때나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다는 뜻이 아니다. 똑똑한 직장인은 자신의 발언이 가장 효과적으로 먹힐 타이밍과 장소를 기가 막히게 포착한다. 이것은 눈치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상황을 읽는 것'이다.
그들은 공개적인 자리와 사적인 자리를 엄격히 구분한다. 상대의 체면을 살려줘야 할 때는 따로 조용히 불러 이야기하고, 공론화가 필요하거나 기록을 남겨야 할 때는 회의 석상에서 모두가 듣는 가운데 데이터와 함께 이야기한다. 상사의 실수를 여러 사람 앞에서 지적하여 적을 만드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
또한 상사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하여 자신의 주장을 포장한다. 단순히 "내 업무를 줄여달라"고 말하는 것은 하수다. 고수는 "현재 업무 과중으로 인해 프로젝트의 핵심 기능에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팀 전체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업무 재조정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나의 편안함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와 상사의 안위를 위해 건의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이다. 상사 입장에서는 거절할 명분이 사라진다.
미움받을 용기와 확실한 선 긋기
마지막으로, 이들은 회사 내의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애쓰지 않는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마인드셋이다.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는 것을 '상대방을 돕지 않는 냉정한 행동'이 아니라, '내 업무의 퀄리티와 약속을 지키기 위한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정의한다. 거절에 대한 불필요한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업무적인 충돌과 사적인 감정을 철저히 분리하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 회의실에서는 얼굴을 붉히며 치열하게 논쟁하더라도, 회의가 끝나고 나오면 "오늘 점심 메뉴는 무엇으로 할까요?"라고 웃으며 물을 수 있는 쿨함이 있다. 업무상 의견 차이를 자신에 대한 인격적 모독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 사람은 일적으로 까다로운 것이지,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이것이 바로 적을 만들지 않는 비결이다.
결국 직장에서 무시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센 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 감정을 배제한 논리, 그리고 공과 사를 구분하는 단단한 내면이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동료들은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지금 당장 '할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목소리를 키우기 전에 내 업무의 전문성과 논리의 구조를 먼저 점검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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