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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무제한 업로드의 경제학. 수많은 비수익 영상 보관 비용을 왜 감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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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왜 '데이터 쓰레기통'을 자처할까?
조회수 0회 영상도 삭제하지 않는 유튜브의 소름 돋는 경제학우리는 매일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 고화질 브이로그부터 가족과의 소소한 추억, 혹은 친구들끼리 보려고 올린 짧은 영상까지.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영상을 공짜로 다 저장해 줘도 괜찮은 걸까?"
서버 유지 비용, 전기세, 데이터 센터 관리비까지 생각하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갈 텐데 말이다. 심지어 유튜브 영상의 90% 이상은 조회수가 거의 나오지 않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소위 '돈 안 되는 데이터'다. 하지만 구글은 이 모든 것을 묵묵히, 그리고 무제한으로 받아준다.
단순히 구글이 돈이 많아서 베푸는 자선 사업일까? 그렇지 않다. 여기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경제학과 기술적 혁신, 그리고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이 숨겨져 있다.
조회수 0회 영상이 가진 숨겨진 가치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 중 조회수가 1,000회 미만인 영상이 전체의 약 93%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다. 심지어 조회수가 아예 '0'인 영상도 상당수다. 일반적인 제조업이라면 팔리지 않는 재고는 창고 비용만 축내므로 폐기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의 논리는 다르다. 이 수많은 '실패한' 영상들이 모여 거대한 '롱테일(Long Tail)'을 만든다. 사람들은 대중적인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아주 희귀한 구형 가전제품 수리법이나 특정 동네의 골목길 영상 같은 사소한 정보를 찾기 위해 유튜브를 검색한다.
만약 유튜브가 인기가 없다고 영상을 지운다면 어떻게 될까? 사용자는 그 정보를 찾기 위해 다른 사이트로 떠날 것이다. "유튜브에는 모든 것이 있다"는 믿음, 이것이야말로 사용자를 붙잡아두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돈이 안 되는 99%의 영상은 돈이 되는 1%의 영상을 보러 온 사람들이 플랫폼에 계속 머물게 만드는 거대한 배경이 된다.
돈 먹는 하마를 길들이는 기술 혁신
그렇다 하더라도 비용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구글은 이 문제를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했다. 영상을 서버에 올릴 때 가장 큰 비용이 드는 단계는 영상을 여러 화질로 변환하는 '트랜스코딩' 과정이다. 구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르고스(Argos)'라는 이름의 전용 반도체 칩을 직접 만들었다.
일반적인 컴퓨터 CPU가 영상을 처리하는 것보다 효율이 20배에서 33배나 높다. 즉, 과거에 영상 1시간을 처리하는 데 들던 비용과 전력을 1/30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이 기술 덕분에 무수히 쏟아지는 영상들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생겼다.
전기를 쓰지 않는 창고, 콜드 스토리지
저장 공간 역시 똑똑하게 관리한다. 유튜브는 모든 영상을 비싼 고성능 하드디스크에 넣어두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주 보는 인기 영상은 즉시 꺼내 볼 수 있는 빠른 저장 장치에 두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개인 소장용 영상은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로 보낸다.
이곳에는 주로 마그네틱 테이프가 사용된다. 옛날 카세트테이프와 비슷한 원리다. 테이프는 데이터를 읽을 때만 전기가 필요하고, 가만히 보관할 때는 전기를 전혀 쓰지 않는다. 즉, 아무도 보지 않는 영상은 서버 공간(부피)만 차지할 뿐, 유지 관리비인 전기세는 거의 '0원'에 가까운 셈이다.
| 저장 등급 | 대상 영상 | 특징 | 유지 비용 |
|---|---|---|---|
| 핫 (Hot) | 최신 인기 영상, 바이럴 영상 | 가장 빠른 속도 (SSD 등) | 매우 높음 |
| 웜 (Warm) | 꾸준히 조회되는 영상 | 일반적인 속도 | 보통 |
| 콜드 (Cold) | 조회수 0, 오래된 영상 | 재생 시 로딩 시간 필요 (테이프) | 거의 무료 |
차세대 스타를 발굴하는 복권 긁기
유튜브의 무제한 업로드는 일종의 '전 국민 오디션'이다. 현재 세계 최고의 유튜버인 '미스터비스트(MrBeast)'도 처음부터 스타는 아니었다. 그 역시 초창기에는 조악하고 조회수 낮은 영상을 수없이 올렸다.
만약 유튜브가 처음부터 "가치 있는 영상만 올리라"며 비용을 받았다면, 지금의 스타들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유튜브 입장에서 무료 저장 공간은 수억 장의 '복권'을 구매하는 비용이다. 대부분은 '꽝'이겠지만, 그중 터지는 하나의 대박 영상이 벌어다 주는 광고 수익이 수많은 꽝 복권의 비용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는다.
쓸모없는 영상은 AI의 훌륭한 교과서
최근 들어 이 '쓰레기 데이터'들의 가치는 더욱 재평가받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AI) 때문이다. 구글의 AI 모델인 '제미나이'나 영상 생성 AI '비오'가 똑똑해지려면 막대한 양의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
잘 연출된 영화나 드라마만 봐서는 AI가 현실 세계를 제대로 배울 수 없다. 흔들리는 카메라, 웅얼거리는 목소리, 예기치 못한 소음이 섞인 일반인들의 영상이야말로 AI에게 '진짜 세상'을 가르치는 최고의 교과서다. 유튜브에 쌓인 방대한 영상 데이터는 경쟁사인 오픈AI나 다른 기업들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구글만의 강력한 무기이자 해자(Moat)가 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지만, 윈윈은 있다
결국 유튜브가 우리의 개인적인 영상을 공짜로 보관해 주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것이 당장은 손해처럼 보여도, 길게 보면 플랫폼을 지키고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올린 별거 아닌 영상 하나가, 사실은 구글 제국의 가장 단단한 벽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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