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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폭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은? 선호하는 엔지니어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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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폭발, 삼성과 하이닉스가 간절히 찾는 인재는 누구인가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인공지능(AI) 열풍이 2026년 현재까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과거 PC나 스마트폰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엔비디아와 같은 AI 가속기 기업들이 요구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

이러한 산업의 거대한 변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국내 반도체 양강의 채용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반도체를 많이 찍어내는 것'이 중요했던 시기에는 생산 관리 역량이 중요했지만, 고객 맞춤형 패키징과 초미세 공정의 결합이 필수적인 지금은 전혀 다른 역량을 가진 인재가 요구된다.

취업 준비생이나 이직을 고려하는 엔지니어라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과연 지금 이 시점에 가장 많이 뽑히는 전공은 무엇이며, 회사 내부에서 실질적인 '힘'을 가진 부서는 어디일까. 최신 채용 데이터와 현직자들의 목소리를 종합해 분석해 보았다.


압도적인 채용 규모를 자랑하는 공정 및 설비 직군

채용에 있어서 '규모(Volume)'와 '영향력(Power)'은 엄연히 다르다. 기업 입장에서는 거대한 공장(Fab)을 24시간 멈춤 없이 가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전체 채용 인원의 절대다수는 여전히 공정을 관리하고 설비를 유지 보수하는 엔지니어들이 차지한다.

2025년과 2026년 채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산했을 때,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직무와 전공은 다음과 같다.

순위 직무 핵심 전공 비고
1 반도체 공정 기술 신소재공학, 화학공학 전체 채용의 약 45~50%
2 설비 기술 기계공학, 전자공학 전체 채용의 약 20~25%
3 회로 설계 전자공학, 전기공학 전체 채용의 약 15~20%

신소재공학과 화학공학 전공자는 반도체 8대 공정의 핵심인 포토, 식각, 증착 등을 담당하며 채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흥미로운 점은 기계공학의 위상 변화다. 과거에는 단순 설비 유지 보수로 여겨졌으나, HBM(고대역폭메모리)이 12단, 16단으로 높게 쌓이면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Heat)'을 식히는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열 유체 역학을 이해하는 기계공학 전공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내 권력의 이동과 패키징 부서의 급부상

가장 많이 뽑는다고 해서 회사 내에서 가장 힘이 센 것은 아니다. 사내 권력은 승진 확률, 핵심 프로젝트의 주도권,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의 해결사 역할로 증명된다. AI 반도체 붐은 회사 내 권력 서열을 완전히 재편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패키징(Packaging) 및 HBM 개발 조직'의 부상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패키징은 칩을 보호하는 단순 후공정으로 취급받으며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HBM의 성능과 수율이 패키징 기술(TSV, 본딩 등)에서 결정되면서 상황이 역전되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2025년 임원 인사를 살펴보면, 신규 임원의 약 70%가 HBM 등 AI 반도체 관련 기술 부서에서 배출되었다. 과거에는 소외받던 패키징 엔지니어가 이제는 회사의 이익을 책임지는 '성골'로 대우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소재의 접착, 방열, 공정 최적화 등을 모두 아우르는 융합형 역량을 발휘하며 CEO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두뇌, 회로 설계

패키징 부서가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하더라도, 전통적인 강자인 '회로 설계(Design)' 직무의 위상은 여전히 견고하다. 반도체 칩의 논리 구조를 짜고 성능의 한계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설계 엔지니어의 몫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날로그 회로 설계와 같은 특수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도 인재가 희귀하다. 칩 내부에서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물리 계층(PHY)을 설계하는 능력은 단기간에 길러지지 않는다. 때문에 이들은 입사 시 별도의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를 제안받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채용 규모 자체는 공정 직군보다 적지만, 개인의 영향력과 대체 불가능성 면에서는 여전히 회사 내 최상위 포식자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서로 다른 인재상

지원자 입장에서는 두 회사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2026년 현재, 두 회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지배자'라는 자신감이 넘친다. 막대한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으며, 대학생들이 꼽은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의 1등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즉시 전력감인 '슈퍼 인재'를 선별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개발과 양산의 경계를 허무는 '원팀(One Team)' 문화를 강조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 중심의 쇄신'을 외치고 있다. HBM 시장 진입이 늦어졌다는 위기감 속에 R&D와 제조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과거의 관리 중심 문화에서 벗어나 엔지니어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으며,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대규모 채용을 유지하고 있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부를 모두 보유한 강점을 살려 '턴키 솔루션' 역량을 강조하며 인재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엔지니어의 생존 전략

결국 현재 반도체 시장이 원하는 인재는 명확하다. 단순히 본인의 전공 지식만 깊게 파는 것을 넘어, 인접 분야의 기술을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다.

전자공학도라면 회로 설계를 넘어 신호 무결성(Signal Integrity)을 이해해야 하고, 신소재공학도라면 단순 공정 조건을 잡는 것을 넘어 패키징 본딩 기술과 방열 소재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기계공학도는 반도체 장비의 메커니즘과 열 해석 역량을 어필하는 것이 유리하다.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는 더 이상 단순한 저장 장치가 아니다. 시스템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진화했다. 변화하는 권력 구조와 채용 트렌드를 읽고, 자신이 가진 무기를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겨냥한다면 기회의 문은 생각보다 넓게 열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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