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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개인에게 잘못 지급한 2000 비트코인 전부 환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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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2000 비트코인 오지급, 팔아버린 사람들 어떻게 되나

2026년 2월 6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든 빗썸의 '2000 비트코인 오지급 사건'이 발생한 지 닷새가 지났다. 단순한 입력 실수(팻 핑거)로 인해 무려 60조 원 규모의 유령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렸던 이 사건은 다행히 빗썸의 신속한 서버 차단으로 대규모 자산 유출은 막았다. 하지만 사건 초기 혼란을 틈타 비트코인을 매도하거나 다른 코인으로 바꾼 이용자들에 대한 처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말로 '완전 회수'가 가능한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금융당국의 최신 발표와 빗썸의 조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정리해 본다.

회수율 99.7% 달성, 남은 0.3%의 행방

사건 초기 가장 큰 우려는 60조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실제로 외부로 유출되어 시장을 붕괴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2월 11일 현재 확인된 바에 따르면, 오지급된 총 62만 개의 비트코인 중 99.7%인 61만 8,212개는 사고 당일 전산상 롤백(되돌리기)을 통해 회수가 완료되었다. 빗썸의 실제 지갑에는 그만큼의 비트코인이 없었기에 외부 출금 자체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 역설적으로 회수를 도운 셈이다.

문제는 이미 매도된 0.3%, 약 1,788개의 비트코인이다. 이를 현금 가치로 환산하면 약 1,300억 원이 넘는다. 이들 중 93%는 매도 후 계좌에 남은 원화(KRW)를 동결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회수가 끝났다. 하지만 나머지 7%에 해당하는 이용자들은 매도한 돈으로 이더리움 등 다른 알트코인을 매수했거나, 미처 동결되기 전의 찰나를 이용해 자산을 이동시킨 복잡한 케이스다.

구분 비중 현재 조치 상황 (2/11 기준)
단순 보유자 99.7% 전량 회수 완료 (계정 정상화)
단순 매도자 0.28% 매도 대금(KRW) 전액 동결 및 몰수
재매수/이체 시도 0.02% 타 코인 동결, 부당이득 반환 소송 예고

팔고 튀면 그만? 재앙이 된 매도 버튼

이번 사태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금융당국의 강경한 태도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브리핑에서 오지급된 비트코인을 매도한 행위에 대해 "재앙적 상황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단순히 농담으로 넘길 말이 아니다. 법적으로 '부당이득'은 원물 반환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실수로 들어온 비트코인 2,000개를 1억 원에 팔아서 현금을 챙겼다고 치자. 빗썸이 요구하는 것은 현금 1억 원이 아니라 '비트코인 2,000개' 그 자체다.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그사이 폭등했다면, 이용자는 자신의 돈을 더 보태서라도 비트코인 2,000개를 사서 갚아야 한다. 반대로 가격이 폭락했다 하더라도, 판매 대금 전액을 반환해야 하므로 시세 차익을 남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매도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이용자는 빗썸에 갚아야 할 막대한 빚이 생긴 셈이다.

외부로 빼돌린 코인, 정말 없을까

많은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콜드월렛(개인 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로의 유출'은 사실상 0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빗썸이 보유한 실제 비트코인 잔고가 약 5만 개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장부상으로 2,000개를 받았더라도, 이를 외부로 보내려면 빗썸의 실제 지갑에서 코인이 나가야 하는데, 잔고 부족으로 출금 승인 자체가 거절된 것이다. 이른바 '장부 거래'의 허점이 오히려 대규모 유출을 막는 방파제가 되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빗썸 측은 현재 미회수된 130억 원 상당의 자산에 대해 개별적인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자발적 반환 거부 시 민사 소송은 물론이고 횡령 혐의 고소까지 검토 중이다. 과거 대법원 판례상 가상자산 오입금에 대한 횡령죄 적용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명백한 시스템 오류를 인지하고도 악의적으로 처분한 경우에는 사기죄나 업무방해죄 등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후폭풍

이번 사건은 99.7%라는 높은 회수율로 마무리되는 듯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에 던진 충격은 작지 않다. 거래소가 실제 코인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숫자 놀음만으로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부 거래'의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기회에 빗썸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거래소의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빗썸의 2000 비트코인은 '공짜 로또'가 아니라 건드려서는 안 될 '독이 든 성배'였다. 지금도 회수되지 않은 0.02%의 자산을 들고 있는 이용자가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반환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블록체인의 모든 기록은 지워지지 않으며,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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